미국 텍사스주(州)를 덮친 기록적 한파로 바다거북 수천마리가 해변에서 기절한 채 발견되자 시민들이 구조에 나섰다.
17일(현지 시각) 미 공영방송 NPR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후 텍사스주 사우스파드르섬 해안가에서 기록적인 한파에 실신한 바다거북 약 4500마리가 구조됐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인 ‘바다거북’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4일부터 거북이 구조작전을 벌여 수천마리의 거북이를 임시 보호시설로 이동시켰다.
거북이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냉혈동물이다. 특히 바다거북은 기온이 영상 10도 밑으로 떨어지면 활동력을 잃고 기절하는 ‘콜드 스턴(cold stun)’ 상태에 빠진다.
텍사스주는 평소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상의 기온을 유지한다. 겨울에도 따뜻한 텍사스주 해변에 바다거북이들이 사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겨울 폭풍으로 한파와 폭설이 발생하면서 30여년 만에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바다거북의 서식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다.
거북이들은 지역자치단체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장 등의 시설로 옮겨지고 있지만, 텍사스주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끊겨 따뜻한 보호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웬디 나이트 ‘바다거북’ 사무총장은 “최근 몇십 년 내에 가장 많은 바다거북이 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개체 수에 영향을 줄 정도”라며 “회복한 거북이들은 오는 20일쯤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