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좌파 독재 정권의 폭정에 맞선 야권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6)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와 회동하며 다시 한 번 자유로운 베네수엘라를 향한 협력을 다짐했다.
곤살레스는 13일 인스타그램에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늘 마리아 코리나와 재회해 업무와 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면서 “앞으로 닥쳐올 도전에 대해 우리는 완벽하게 협력하고 있고, 조국의 자유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일은 수월할 것”이라고 적었다. 구체적 회동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 노르웨이 오슬로 모처로 추정된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단순한 근황 공개를 넘어, 베네수엘라 민주화 세력의 전략적 재결집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7월 대선 이후 이어진 부정선거 논란과 마두로 정권의 대대적인 탄압 속에 뿔뿔이 흩어졌던 야권 지도부가 다시 공개적으로 ‘투톱 체제’를 부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장기간 은둔을 끝내고 약 11개월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한 마차도와, 스페인 망명지에서 ‘대통령 당선인’을 자임하며 베네수엘라 문제를 알리고 있는 곤살레스의 조합은 야권 결속과 국제 사회의 주목을 동시에 노린 행보로 평가된다.
두 사람의 협력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본격화됐다. 마두로 정권이 장악한 대법원은 선거를 약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야권 단일 대선 후보로 선출됐던 마차도의 피선거권을 15년간 박탈했다. 출마가 막힌 마차도를 대신해 야권은 온건 성향의 정통 외교관 출신인 곤살레스를 대안 후보로 지명했고, 마차도는 선거 전면에 나서 곤살레스의 선거 운동을 사실상 지휘했다. ‘마차도의 조직력’과 ‘곤살레스의 온건 이미지’가 시너지를 내면서, 분위기는 곤살레스의 압승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대선 결과는 야권의 기대는 물론이고, 친정부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지·외신들의 여론조사와도 정면으로 배치됐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종료 후 “마두로가 51%를 득표해 44%를 얻은 야권 후보 곤살레스에게 앞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시간 개표 상황을 일절 공개하지 않은 ‘깜깜이 개표’, 대리 투표 등 부정선거 목격담이 잇따라 보고되자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 등 대다수의 중남미 국가들도 마두로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투명한 선거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야권은 곤살레스가 67%를 득표해 마두로(30%)에게 두 배 이상 많은 표를 받아 압승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국민 반발도 거세졌지만,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선거에 문제가 없다’며 정권 연장을 승인하는 ‘하수인’ 역할을 했고, 마두로는 자신이 3선(選)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철권 통치를 강화했다.
대선 이후 마두로 정권은 마차도에게 범죄 모의·테러리즘 등 다수의 범죄 혐의가 있다며 체포 위협을 했지만, 그는 망명 대신 베네수엘라에서 줄곧 은신 생활을 이어왔다. 반면 법률 위반 선동과 음모를 획책했다고 지목된 곤살레스는 그의 딸이 있는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베네수엘라의 평화로운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이끌고 있다. 야권의 상징적 존재인 두 사람이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계기로 다시 손을 맞잡은 만큼, 향후 베네수엘라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