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현지 최대 범죄 조직을 겨냥한 대규모 갱단원 체포 작전 과정에서 약 12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치안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규탄하는 취지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범죄 조직 ‘코만두 베르멜류(Comando Vermelho·CV)’ 소탕 작전으로 경찰관 4명을 포함해 총 121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99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이 중 42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고 78명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전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악명 높은 갱단 CV 소속 조직원 체포를 위해 지난 28일 파벨라(빈민가) 등지에서 진행됐다.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중무장한 2500여명의 경찰과 보안요원이 투입됐고, 범죄 조직원들은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폭발물을 투하하거나 자동차에 불을 질러 도로를 봉쇄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각종 영상들을 보면 주택 단지 일부에서 불이 나면서 거대한 연기 구름이 하늘로 치솟고, 쉴 새 없이 총성이 울리는 장면이 잡혔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현장에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후 작전 과정에서 숨진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시신들이 거리에 한 줄로 늘어선 사진들도 퍼졌다.
브라질 최대 범죄 조직 가운데 하나인 ‘CV’는 ‘붉은 사령부(포르투갈어)’라는 뜻으로, 이름부터 피로 물든 역사를 반영한다. 1979년 수감된 일반 범죄자들과 정치범들이 감옥에서 일종의 ‘동맹’을 맺으면서 출발한 조직으로, 현재 약 3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벨라를 중심으로 마약류와 무기 밀매, 살인, 납치, 약탈, 고리대금 요구 등을 일삼으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CV는 파벨라 안에서 경찰 작전에 협조하거나 집을 내준 주민들을 상대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등 자신들만의 ‘법’을 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V는 최근 3년간 리우데자네이루 시내에서 세력 확장에 나섰고, 아마존과 북동부로 영향권을 넓혀 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산 코카인을 아마존강을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 등으로 보내는 공급로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작전이 벌어진 리우데자네이루 지역에서 이날 여러 노동조합, 인권단체 등 좌파 성향 시민단체가 주도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우리를 그만 죽여라(Stop killing us)’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군사작전식 급습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반면 이에 대한 여론은 비교적 우호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애틀러스인텔(AtlasIntel)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55%가 이번 작전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리우데자네이루 시민의 지지율은 62%에 달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치안당국은 “이번 작전은 1년 간의 준비 끝에 집행한 정당한 작전이었다”며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