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의회 중간선거에서 우파 집권당인 자유전진당(LLA)이 압승을 거둘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2023년 12월 출범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내놓은 자유시장 개혁과 강도 높은 긴축정책에 대한 ‘중간평가’였는데, 이에 따라 밀레이 정권은 앞으로도 개혁을 추진할 강력한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 ‘부에노스 아이레스 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현재 전국 개표율 91% 기준 자유전진당이 40.8%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72석 중 24석과 하원 257석 중 127석이 교체될 예정이다. 이번 결과로 자유전진당은 하원 의석의 3분의 1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대통령 탄핵 시도 등을 막고 야권의 입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밀레이 정부의 여러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현재 자유전진당은 상원에서 6석, 하원에서 40석을 갖고 있다. 정치 이념이 비슷한 정당들과 연합하며 집권 중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단순히 아르헨티나 국내 정치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적·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글로벌 이벤트’로 부상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약 보름 앞둔 지난 9일 200억달러(약 28조50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승인해 정치적 위기에 처한 밀레이를 구제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당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우리는 중남미에서 또 다른 실패 국가나 중국이 주도하는 국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내정간섭’ 논란까지 무릅쓰고 강력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선거 직전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일종의 ‘지지’ 선언을 해준 것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미국이 200억달러를 베팅한 선거”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예상치 못한, 놀라운 여당의 승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이 강력한 승리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페론주의 반미·좌파 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긴축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일정 부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밀레이 정부는 향후 2년간 의회 내 다른 정당들과의 협상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선거에서도 일부 의원 교체가 예정돼 있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