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벽에는 '한 단계씩(paso a paso)'이라는 표현과 함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그림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미 국가 엘살바도르가 고질적인 치안 문제의 획기적 개선을 발판삼아 관광업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범국가적 ‘갱단 소탕 작전’을 내세워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나이브 부켈레(44) 대통령의 성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91%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적 신임을 얻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유엔세계관광기구(UNTWO) 세계 관광 통계를 분석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관광국으로 나타났다. 2019년만 해도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관광객은 약 176만6000명이었는데, 지난해엔 318만7000명으로 약 80% 급증했다. 이 가운데 미국인 방문객만 120만명 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중동 국가 카타르(137%)와 동유럽 국가 알바니아(84%)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엘살바도르의 유명 관광지로는 세계적인 서핑 명소로 꼽히는 엘 툰코 해변과 화산재에 덮여 마을의 생활상이 거의 완벽히 보존돼 ‘아메리카의 폼페이’라 불리는 호야 데 세렌 마야 문명 유적지 등이 있다. 모레나 발데스 관광부 장관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부켈레 행정부의 성과로, 무엇보다 치안 안정이 영향이 컸다”면서 “엘살바도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관광업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 역시 엘살바도르가 매력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주요 요인으로 치안 문제 해결을 지목했다. 지난 2019년 처음 집권한 부켈레는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조폭 소탕 작전을 벌였고, 그 결과 인구 10만명당 살인 범죄 희생자 수가 2015년 세계 최고 수준인 106.3명에서 지난해엔 중남미 최저 수준(1.9명)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고질적인 치안 문제가 해결되자 국가 신인도가 상승하고 관광업이 활성화되는 등 ‘선순환’으로 이어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 조사 등에 따르면 현재 부켈레의 지지율은 91%로 전 세계 국가 지도자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켈레는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대통령의 ‘무제한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했다. 부켈레는 지난달 31일 X에 “우리 행정부 출범 이후 ‘살인 사건 없는 1000일’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며 “우리가 마침내 진정한 평화 속에 살 수 있도록 목숨을 건 군경(軍警)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