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불법 무장단체 조직원들이 3년 동안 약 45% 급증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지난 2022년 8월 근현대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트로 대통령은 각종 무장단체 반군(叛軍) 등과 ‘완전한 평화(total peace)’라는 기치 하에 평화 협상을 주도해왔지만,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가 입수해 지난 9일 보도한 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 취임 당시 1만5120명이었던 각종 무장단체원은 지난달 기준 2만1958명으로 총원이 45% 가량 늘어났다. 이는 우파 성향의 전임 이반 두케 정부가 4년 간 집권한 동안 17% 늘어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콜롬비아 무장단체 조직으로는 우익 계열의 준군사 조직인 클랜 델 골포(Clan del Golfo)가 7550명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좌익 계열의 민족해방군(ELN)이 6245명의 조직원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지대에 거점을 두고 마약 밀매와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에서 무장단체 반군 등과의 내전으로 지난 60여년 동안 발생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45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콜롬비아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하려 시도했던 반군 게릴라 전사 출신인 페트로 대통령은 집권 후 무장단체 반군들과 평화 협상과 휴전 등을 통한 무장 해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왔다. 군사적으로 압박하기보단 대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했지만, ELN과의 평화 협상 등을 위한 대화가 무산되고 난항을 겪는 등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콜롬비아 페드로 산체스 국방장관은 무장단체들이 페트로 정부의 ‘완전한 평화’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장단체들이 쥐고 있는 여러 마약 밀매 통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직원을 모집하고, 무기를 취득해 영역을 확장하는 ‘회복력’을 갖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또 에두아르도 피사로 국립콜롬비아대 분쟁 전문가는 “잘못 설계된 휴전이 이 단체들이 전략적·영토적 이점을 얻도록 했다”며 완전한 평화 정책은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실패”라고 평가했다.
자원 부국인 콜롬비아는 정파 간 정권 교체가 활발하거나 좌파가 장기 집권했던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와 달리 페트로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까진 현대사에서 좌파가 집권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때문에 중남미 내 미국의 최대 우방이자 ‘우파의 보루’로 꼽혀왔다. 그러나 내부에선 친미 우파 기득권층의 부패와 무능에 대한 불만도 쌓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