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31일(현지 시각) 오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수도 킨샤사 인근 은질리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교황으로선 38년 만에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31일(현지 시각) 수도 킨샤사 방문 일성으로 “아프리카의 목을 더 이상 조르지 마라”며 ‘자원식민주의’를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킨샤사 대통령궁에서 정부 인사와 시민단체, 외교단을 향한 연설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계속해서 다양한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은 비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AP, 로이터,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교황은 특히 “탐욕의 돈이 다이아몬드를 피로 물들였다. 막대한 광물자원이 전쟁과 난민, 굶주림을 부추겼다. 이는 인륜에 반하는 끔찍한 형태의 착취다”라며 민주콩고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민주콩고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의 목을 더 이상 조르지 마라”며 “아프리카는 빼앗길 광산이나 약탈당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번 민주콩고 방문은 자이르였던 1985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후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5일까지 5박 6일간 민주콩고와 남수단을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민주콩고의 가톨릭 신자 비율은 1억명이 넘는 전체 인구의 49%에 달한다. 아프리카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민주콩고다.

교황은 2월 1일에는 은돌로 공항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온 가톨릭 신자 등 2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사를 집전하고 나서는 반군과 정부군의 반복되는 교전으로 피해를 본 동부 지역의 피해자를 만날 예정이다. 광물이 풍부한 동부 지역에는 민주군사동맹(ADF)과 M23 반군, 말라이카 민병대 등 70여개의 무장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세가 불안하고 민간인 피해와 인권 침해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