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 정부가 반세기 전 피노체트 군부 정권 당시 발생한 대규모 실종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군사 쿠데타 49주년을 맞아 당시 실종자 1192명에 대한 사건 경위를 다시 살피고, 아직 찾지 못한 유해에 대해 수색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사회적 대립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진실과 정의, 배상을 위한 포괄적 의제로 구상한 제안”이라며 “오랫동안 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의 유산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인 보리치 대통령은 지난 3월 선명한 좌파 노선을 앞세워 집권했다. 현재 36세인 그는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다.
칠레에선 1973년 9월 11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육군 총사령관 주도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정부가 전복됐다. 1990년까지 집권한 피노체트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을 탄압해 사망자와 실종자, 고문 피해자 등이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옌데의 후계자’로 불리는 보리치 대통령은 최근 피노체트 시절 제정된 헌법을 개정하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반대표가 62% 나와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사 청산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