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한 의류 매장에서 머리를 가린 마네킹들이 진열돼 있다. /유튜브 캡처

작년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하고 있는 탈레반이 일부 지역 옷가게들에게 마네킹 머리를 떼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 EFE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탈레반은 아프간 서부 헤라트 지역의 옷가게 주인들에게 ‘마네킹에 옷을 진열하고 싶으면, 마네킹의 목을 떼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탈레반이 따르는 이슬람교는 알라 외의 사람이나 사물을 숭배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사람의 몸을 본뜬 마네킹이 ‘우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는 마네킹과 같이 인간 등 동물의 모습을 표현하거나 제작하는 것을 전통적으로 허용해 오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상인들은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 상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에 80~100달러씩 하는 마네킹을 50개쯤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 옷가게 약 20%가 처벌을 피하려 마네킹 머리를 떼어냈다고 한다.

이번 지시를 내린 건 이슬람 질서 구축을 전담하는 탈레반의 권선징악부로, 과거 1차 집권기(1996~2001년) ‘도덕 경찰’로 활동하며 이슬람 법 체계인 샤리아를 토대로 아프간 사회를 통제했던 곳이다. 당시 아프간에선 음악이나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은 돌로 쳐 죽이는 등 공개 처형이 허용됐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 가즈니주의 주도(主都) 가즈니 등 곳곳에 승전 기념물을 배치하고 있다. 가즈니주 문화국장을 맡은 물라 하비불라 무자히드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국민과 전 세계, 그리고 후손들에게 ‘우리가 미국을 무찔렀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