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간 교전을 피해 북부 지역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13일(현지 시각) 수도 카불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안뜰에 모여 앉아 있다. 탈레반이 최근 빠르게 점령지를 넓혀가는 아프간에서는 수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들 상당수는 동부에 자리 잡은 카불로 몰려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반정부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동부 주요도시인 잘랄라바드를 교전 없이 손에 넣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 외신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밤 아프간 북부 최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를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수도 카불과 인접한 동쪽 낭가하르주(州) 주도 잘랄라바드를 장악했다. 이로써 수도 카불을 제외한 아프간 주요 도시가 모두 함락됐다.

탈레반 세력은 이날 오전 잘랄라바드 주지사 사무실 내부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자고 일어나니 탈레반의 흰 깃발이 도시에 나부꼈다”고 했다.

8월 13일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에서 한 탈레반 무장군인이 항복한 아프간 보안군인들을 감시하고있다./AP 연합뉴스

한 잘랄라바드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주지사가 탈레반에 항복했기 때문에 교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에서 현지 상황을 취재 중인 샬럿 벨리스 알자지라방송 기자는 “카불은 혼돈 그 자체다. 각 주에서 온 피란민들로 넘쳐나고 있다. 은행에서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식료품과 연료 등 물가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