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별세한 지 거의 일주일이 되어가지만 그를 추모하는 열기는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그의 얼굴이나 등번호였던 숫자 ‘10′을 문신으로 새기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마라도나 별세로 그를 숭배하는 광신도적인(cult-like) 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귀예르모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등 전체를 마라도나 문신으로 채웠다. 로드리게즈는 “마라도나와 함께 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는 죽지 않았고 계속해서 우리와 함께다. 우리의 사랑도 영원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로드리게즈는 자신이 운영하는 피자집에도 ‘시엠프레 알 10(언제나 10번과 함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숫자 10은 마라도나의 등번호다.
막시밀리아노 페르난도도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며칠 뒤 문신 시술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팔에 월드컵 우승컵을 든 마라도나의 모습을 문신으로 새겼다. 페르난도는 자신의 방 벽에도 마라도나의 사진과 티셔츠를 가득 붙여놨다. 그는 “나는 마라도나를 무덤까지 갖고 가는 셈”이라며 흡족해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마라도나 숭배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신티아 베로니카는 팔에 마라도나가 축구하는 모습을 문신으로 새겼다. 베로니카는 “여성에게 출산은 매우 고통스럽다. 나는 마라도나가 죽은 날 그와 같은 고통을 느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어 “문신을 하고 나니 그가 살아있다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마라도나의 여성 팬인 네레아 바르보사는 “내가 마라도나 문신을 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여성이 할만한 문신이 아니고 너무 기괴하다는 이유에서였다”며 “문신을 하고 난 뒤 디에고가 항상 나와 함께 있는 느낌이 들며 그가 나를 보호해주는 것 같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마라도나 숭배가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라도나가 살아있을 때부터 이미 ‘마라도나 신'을 모시는 제단을 집에 두는가하면 한 팬은 쌍둥이 딸의 이름을 ‘마라’와 ‘도나’라고 짓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러한 문화를 일컬어 ‘마라도나교’라고 불렀다.
마라도나가 사망한 뒤 문신 열풍이 부는 데 대해서 로이터는 “마라도나가 국민 정서에 스며들었다”고 했다. 마라도나의 등번호 숫자 10을 등에 문신으로 새긴 마티아스 디스시오시아는 “마라도나와 관련된 모든 것은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