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예산을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쿠 호드리게스 브라질 상원의원. 그는 최근 의원직을 사임했다. /AF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범 여권으로 구성하고 있는 정당의 상원 원내부대표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예산을 유용한 혐의로 적발됐다고 AFP통신과 현지 일간 폴라지상파울루 등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14일 북부 보아 비스타시에서 벌인 단속을 통해 중도우파 민주당(DRM) 소속 시쿠 호드리게스 상원의원의 자택에서 10만 헤알(약 2000만원)의 현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만 헤알은 호드리게스 의원의 속옷 속에 숨기고 있었으며, 그는 엉덩이 속에도 지폐를 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호드리게스 의원은 성명을 내고 공금 유용 의혹을 부인했지만, 상원 의원직은 사퇴했다. 현지 경찰은 그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구매 등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예산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정권을 잡았던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 일각에서는 그의 부패 척결 의지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도 나온다. 올해 초 세르지오 모로 법무장관은 보우소나루가 연방 경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사임했다. 또한 현재 수사당국은 보우소나루의 두 아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무소속이지만 일부 정당과 제휴해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호드리게스 역시 범 여권 의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부 인사가 잘못을 하더라도, 그것은 나와 상관 없다. 아니면 내가 그를 경찰에 보내면 그것은 나와 관련이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