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착륙한 이스라엘 국적 엘알항공 LY971편. 기체의 앞부분에 영어, 아랍어, 히브리어로 '평화'라고 적혀 있다./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2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를 오가는 ‘모든 국가’의 항공기가 자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모든 국가에는 이스라엘이 포함되며, 사우디가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국적기에 영공을 개방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의 이번 영공 통과 허용 조치는 UAE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메이어 알샤바트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태웠던 이스라엘 국적 엘알항공기가 사우디 영공을 거쳐 텔아비브-아부다비 구간을 비행한바 있지만, 당시 사우디 측은 명시적인 영공 통과 허가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발표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동영상으로 배포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사우디 당국의 영공 통과 조치를 “거대한 돌파구”라고 치켜세웠다. 네타냐후는 “(사우디의 영공 통과 허가로) 항공편 가격은 더 싸지고 시간은 짧아질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우리의 관광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UAE의 협력에 있어 사우디의 협력은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양국은 사우디와 인접해 있다. 아라비아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우디의 영공을 지나지 않고 돌아가려면, 3시간 남짓하는 이륙 시간이 6시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수립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유는 무슬림국가인 팔레스타인 때문이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 왕국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입장은 굳건하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 역시 쿠슈너를 접견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기존의 지지 입장을 유지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