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편의점 업체 로손은 동북부 아오모리·이와테·아키타 등 6개 현(県)에서 ‘가나아시(金農) 팬케이크’라는 한정 상품을 판매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곡창 지대 아키타현에서 생산한 쌀가루와 달걀로 만든 주먹 크기의 빵인데, 해마다 리뉴얼 제품이 출시되면 매진 행렬을 빚을 정도로 인기다.

“고교축구 우승” 일본 주민 3만명 환영 인파 작년 2월 일본 고교축구선수권을 제패한 군마현 마에바시이쿠에이고 선수들이 고향에서 ‘카 퍼레이드’를 펼치자 3만명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다. /산케이신문

이 팬케이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여름 고시엔(전국고교야구선수권)’ 100번째 대회가 열렸던 2018년부터다. 만년 약체였던 아키타현의 가나아시농고 야구부가 기적처럼 준우승을 차지했고, 야구 팬들은 ‘성지 순례’처럼 이 지역 특산품을 사먹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당초 아키타현에서만 팔던 가나아시 팬케이크가 도호쿠(東北) 지방 전역으로 판매망이 확대됐다. 전국에서 가나아시농고에 보낸 기부금은 3억엔(약 28억4000만원)에 육박했다. 고교 야구의 돌풍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시름하던 아키타현 농업에 활력소가 된 셈이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학생 스포츠와 지역 사회가 ‘시너지’를 내는 일이 흔하다. 재일한국계 교토국제고는 2021년 여름 고시엔 4강, 2024년엔 우승을 차지하자 학생 수가 10년 전의 배(倍)에 달하는 130여 명으로 뛰었다. 신흥 야구 명문으로 발돋움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입학 문의가 쇄도한 결과다.

매해 겨울 전국고교축구선수권 결승전이 열리는 도쿄 국립경기장은 6만7000여석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고, 우승 팀에는 전국 유망주들의 진학 행렬이 줄을 잇는다. 작년 2월 군마현 마에바시이쿠에이고 축구부가 우승컵을 들고 고향에 돌아오자 3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환호했다.

‘인터하이’라고 불리는 고교 전국체전도 지역 경제를 살리는 흥행 보증 수표다. 매해 7~8월 전국 지자체가 돌아가며 개최하는 이 대회는 육상, 농구 등 인기 스포츠부터 소림사 권법 같은 무술까지 30여 종목을 아우른다. 참가 학생 수만 4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지난해 인터하이 소프트볼 종목이 치러진 오카야마현 쓰야마시(市)는 약 2주 동안 4억3500만엔(약 41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 2022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고향납세(고향사랑기부제) 총액 3억8000만엔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2023년 체조, 탁구 등 8종목을 개최한 에히메현도 투입 예산의 5배를 웃도는 22억9150만엔(약 217억원)의 성과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