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8일 중의원 선거 당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 당사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총선 압승을 거둔 8일 밤, 자민당 간부들과 함께 ‘초선의원 교육 대책 회의’를 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승리의 기쁨을 다 누리기도 전에 ‘초선 걱정’이 앞섰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은 316석을 확보했고 그 중 초선은 66명이다. 일본은 현역 의원을 거의 예외없이 재공천하는 관행 탓에 신인 정치인이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데, 이번처럼 기록적 승리를 거둘 때는 예외적으로 다수의 초선이 탄생한다. 이들 ‘다카이치 칠드런’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다선이 되면 다카이치는 8년 8개월 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 못지않은 장기 집권도 꿈꿀 수 있다.

문제는 과거 초선 대거 입성 때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2005년 자민당 대승으로 83명의 ‘고이즈미 칠드런’이 탄생했는데, 일부 의원이 TV에 나와 “국회의원 되니 무료로 신칸센 특석을 무제한 탈 수 있다” “빨리 요정에 가보고 싶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고이즈미 칠드런은 2009년 총선에서 대부분 낙선했고 자민당은 민주당에 정권을 뺏겼다.

2012년 다시 자민당 압승으로 ‘아베 칠드런’ 119명이 국회에 입성했다. 자민당은 고이즈미 때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들을 혹독하게 교육시켰다. ‘술자리에선 항상 녹음·촬영 염두’ ‘비서와 운전기사 관리 철저’ ‘여성 스캔들 엄금’ ‘축의금·조의금 관행 주의’ 등이 주 내용이었다. 아베 칠드런은 대부분 살아남았는데, 이들은 재선 때 미성년자 성매매, 국회의원 간 불륜, 비서 폭언·폭행 사건을 줄줄이 일으켰다. 이 때문에 ‘마(魔)의 2선’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다카이치와 자민당 간부가 선거 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초선 교육에 머리를 맞댄 것은 이 때문이다. 한 자민당 간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부터 엄격한 시선들이 쏟아질 것이다. 신인 교육은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당내 파벌이 확실했던 시절에는 신인 의원들이 파벌 내 ‘직속 선배’ 의원에게 행동 양식 등 교육을 받았지만, 2022~2023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계기로 자민당 파벌은 대부분 해산된 상태다. 일본의 한 전직 의원은 “보스 기질이 강했던 아베와 달리,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인 다카이치 총리에게 초선 의원 기강 잡기와 교육은 매우 어려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