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아키라

남성 부하 직원과의 러브호텔 밀회 논란으로 사퇴한 일본 여성 시장(市長)이 자신의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일본 언론은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동정론이 일었고, 논란 탓에 늘어난 소셜미디어 팔로어를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군마현 마에바시시(市) 시장 보궐선거에서 오가와 아키라(43) 후보가 2위 마루야마 아키라 후보를 약 1만 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오가와는 “경솔한 행동으로 일본 전체에 소동을 일으켜 역풍 속에서 치른 선거였다”면서도 “더욱 열심히 일해 더 좋은 마에바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가와는 2024년 마에바시 최초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다. 보수 텃밭인 군마현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 여성 시장으로서 오가와는 단숨에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하지만 작년 9월 부하 직원과 10여 차례 러브호텔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오가와는 미혼, 부하 직원은 기혼으로 알려졌다. 오가와는 “남녀 관계는 없었고, 상담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의회의 사직 압박에 11월 사퇴했다. 상대 남성도 12월에 시청을 그만뒀다.

보궐선거의 핵심 쟁점은 오가와에 대한 찬반이었다. 경쟁 후보는 사실상 유권자의 관심 밖이었다. 여성 유권자들이 오가와를 지지하면서 승패가 결정됐다. 오가와가 매일 밤 시내 상가에서 가두 연설을 할 때마다 30~40대 여성들이 모였다. 여성 유권자들은 “(오가와가) 사고는 쳤지만 속죄는 끝났다” “보수적인 마에바시에는 여성 리더가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치명적인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여성 유권자를 움직인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악명(惡名)이 무명(無名)을 이겼다”고 했다.

밀회 소동으로 팔로어가 급증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전략도 통했다. 오가와의 X 팔로어는 논란 이전보다 5배 늘어난 1만4000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2만명으로 늘었다. ‘당신의 삶이 최우선’이란 깃발을 든 뒷모습처럼 감성적인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1000건 넘는 ‘좋아요’가 달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