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길거리 ‘결투’를 벌이다 상대를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결투금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결투금지법은 ‘사무라이의 나라’였던 일본에 남아 있는 독특한 법으로, 메이지 유신 이후인 1889년 제정된 것이다. 일본 사회에선 아직도 가끔 상대에게 결투를 신청해 싸우다가 처벌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시청은 지바현에 사는 아사리 후즈키(26·무직)를 결투죄 및 상해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고 8일 발표했다. 아사리는 작년 9월 도쿄의 유흥가인 가부키쵸에서 마쓰다 나오야(30)와 일대일 결투를 하기로 동의하고 싸웠다. 둘은 당시 처음 만난 사이로, 일본 장기를 두다가 말싸움으로 번졌다. 10분간 결투했고 아사리가 이겼다. 패배한 마쓰다는 당시엔 의식이 있었지만, 3일이 지나 갑자기 병원에 긴급 이송됐고 3주만에 숨졌다.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다. 결투때 입은 뇌의 상처가 원인이었다.

일본 형법 외에 별도로 존재하는 결투금지법에선 결투를 ‘당사자간 합의해 상대방 신체에 손상을 입힐 폭력을 쓰는 행위’로 정의한다. 상대방을 죽일 의사가 없더라도 결투로 보며, 상해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이다. 결투를 벌인 사람은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결투를 하지 않았더라도, 결투를 신청하거나 응하기만 해도 2년 이하의 징역이다. 결투를 거절한 상대방을 비난하는 행위, 결투에 증인으로 입회하거나, 결투 장소를 제공해도 모두 처벌된다.

일본 사회에선 드물지만 결투죄로 입건된 사례가 나온다. 예컨대 2019년 도쿄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두 명이 불구속 송치된 적이 있다. 여자 문제가 발단이었는데, 둘은 ‘상처를 입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한쪽이 포기할 때까지 싸운다’와 같은 약속을 정했다. 13명의 친구들 앞에서 싸웠는데, 주변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