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 골프의 ‘전설’ 오자키 마사시(78)가 별세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오자키의 유족들은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그가 지난 23일 오후 3시 21분 세상을 떠났다고 24일 밝혔다.
오자키는 일본 프로골프 투어(JGTO) 94승을 비롯해 통산 타이틀 획득 113회에 빛나는 전설적인 선수다. 181㎝에 달하는 장신에서 뽑아내는 장거리 드라이브 샷이 유명해 ‘점보’라는 이명(異名)으로 불렸다. 아오키 이사오(83), 나카지마 츠네유키(71)와 함께 ‘AON(세 선수의 성 맨 앞글자를 딴 것)’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프로골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10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1947년 1월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태어난 오자키는 고등학생 때까지 야구부 에이스 투수로 이름을 떨쳤고, 졸업 후 프로 구단인 니시테츠 라이온스(현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했다. 1967년 20세라는 이른 나이에 야구를 그만둔 뒤 이듬해 골프에 입문했다. 일본 프로 골퍼 테스트에 합격한 지 1년 만이었던 1971년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94년부터 5년 연속, 통산 12회의 일본 투어 상금왕을 수상했다.
50세를 넘기고도 시니어 투어가 아닌 일반 투어에 참여해 2002년 ANA(전일본공수) 투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정규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당시 55세 7개월 29일)을 썼다. 2019년 은퇴 이후로는 후임 양성에 힘썼다. 지난 1월 프로 선발전을 둘러본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일본 골프 투어 선수회 회장인 다니하라 히데토는 “슬프고 외롭고 통탄스럽다”며 “‘점보’와 보낸 시간과 추억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오자키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거행되고 추후 작별회가 개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