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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기준 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올 1월에 이어 두번째 금리 인상으로, 현재 0.5%에서 0.25%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의 기준 금리가 0.75%에 도달한건, 1995년 이후 30년 만이다. 일본은 1990년 중반 버블 경제가 붕괴한 이후, 기준 금리는 한 번도 0.5%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흔히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경제 침체 기간, 일본은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일본은행은 2000년대 세계 최초로 ‘제로 금리 정책’을 도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타격까지 겹친 일본은 2010년 중반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쓰기도 했다.

반전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탓에 일본의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연 2%대 물가 인상이 지속되자, 일본은행은 제로금리 정책을 깨고 올해는 1월과 12월에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 기업의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2024년에 전년보다 7.5% 증가한 114조7288억 엔(약 1089조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과거 최고로, 버블기 정점이었던 1989년(38.9조 엔)의 약 3배 수준이다.

주식 시장에서도 ‘재팬 디스카운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닛케이 평균 주가는 2024년에 과거 고점인 3만8915엔(버블기인 1989년에 기록)을 돌파했고, 올해는 5만엔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실업률은 2013년만 해도 4%를 넘었으나, 최근에는 2%대 중반의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완전 고용의 상태인 셈이다. 취업자수도 2012년에 약 6200만 명에서 최근엔 약 68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인구는 감소하지만, 여성과 고령자의 취업 증가가 취업자수를 지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