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양진경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이 구축함 3척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S자 형태’로 오가며 6일째 노골적인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항모 랴오닝이 대만 유사(有事, 전쟁 등 긴급사태)를 상정, 일본 자위대나 미국 해군이 태평양에서 대만 주변 해역으로 진입할 예상경로를 봉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은 9일 일본 영토인 기타다이토섬의 동쪽 약 450km 해역을 지났고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을 여전히 항해하고 있다. 지난 5일 동중국해를 출발한 랴오닝은 6일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를 통과한 뒤 7일엔 방향을 북동으로 틀어, 일본 열도로 올라가듯 오키나와섬과 미나미다이토섬 사이를 통과했다. 8일과 9일엔 일본 영토인 기타다이토섬을 감싸듯이 시계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 구축함 3척과 선단을 구성한 항모 랴오닝과 함께 잠수함도 움직이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9일에는 러시아의 Tu-95 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에서 중국 H-6 폭격기 2대와 합류한 뒤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 오키나와 인근에선 중국 J-16 전투기 4대가 추가 합류해, 중·러 8대가 공동 비행하기도 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5~8일까지 랴오닝에서 확인된 전투기·헬리콥터의 이착함은 약 140회”라고 밝혔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데루즈키’가 항모 랴오닝의 움직임을 경계·감시하고 있으며, 중국 전투기의 이륙에 맞춰, 일본 전투기도 긴급 발진하고 있다. 중국의 동향에 대해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나라(일본)에 대한 (무력) 시위를 꾀한 명확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한 방위전문가는 “항모 랴오닝의 항로와 중·러 전투기의 움직임은 마치 대만 유사때 동중국해로 진입하는 가상의 적군을 상정한 것처럼 보인다”며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항모의 군사 훈련이 정례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