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추계 웨덱스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부부들이 전시된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한국의 높은 결혼 비용과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을 조명했다.

지난 2일 닛케이는 한국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2월 결혼 2년 차 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의 평균 결혼 비용이 3억 6173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결혼 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였다. 신혼집 마련 비용은 3억408만원으로 전년 대비 6000만원 이상 증가했다. 닛케이는 “한국의 전세 제도로 인해 신혼집 마련에 드는 초기 자금이 너무 크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 결혼식에서 필수로 꼽히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짚기도 했다. 특히 인건비, 스튜디오 가격 상승 등을 일컫는 ‘스드메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한국의 사진 촬영 준비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결혼식 비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9월 공개한 결혼식 비용은 2160만원으로, 3개월간 4% 상승했다. 수도권이 2665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경상도(1181만원)의 2배 이상이었다.

높은 결혼 비용은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닛케이는 한국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0월 22~44세 남녀 2000명(미·기혼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인용해 미혼 남성 500명 중 42%가 결혼 의향이 없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 비용 부담’(25%)이었다.

닛케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시설을 결혼식장으로 활용하거나 저비용 결혼식 패키지를 마련하는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세로 자리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유교 문화가 강해 결혼식에 외양과 체면, 관습을 중시하는 풍조가 짙다”며 “소수 인원을 초대하는 ‘스몰 웨딩’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지만, 부모 세대가 이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아울러 “급증하는 결혼 비용이 ‘결혼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