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도쿄 아카사카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 JIJI PRESS / AFP 연합뉴스

28일 오전 9시 50분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도쿄에 있는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와 다카이치가 대면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 끝에 두 정상의 주요 발언 전문)

다카이치 총리는 “일·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되었다. (미국과) 일본은 함께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나는 강한 일본 외교를 만들 것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진전을 위해 일미가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미의 새로운 황금 시대를 트럼프 대통령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일·미 협력을 더욱 진행하겠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나는 항상 일본을 매우 사랑했고 일본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일본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할 것이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미·일 동맹에 황금기가 왔다”고 했다. 이어 “언제든 궁금하거나 원하는 것, 필요한 도움, 일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알려 달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국방 지출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군사 역량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대규모 신규 군사 장비 주문을 접수했다”며 사의를 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가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중요 광물·희토류 협정문서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는 다카이치를 만나기 전부터 호감을 표시했는데 이날 “일본의 첫 여성 총리가 된 것은 정말로 큰일로 축하한다” “위대한 총리가 될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또 두 정상은 회담 전에 함께 미국 프로야구(MLB) 중계를 봤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직전에 “시작이 늦어지게 돼서 실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에서 야구를 보고 있었다”며 “다저스가 1대0으로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로 하는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가 간판으로 뛰고 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미 해군 기지를 함께 갈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동승해 요코스카 기지를 방문한다. 외국 정상이 마린원에 미국 대통령과 함께 탑승하는 건 이례적이다. 미·일 동맹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요코스카 기지에서 미국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함께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오른쪽)가 일본 도쿄 아카사카 궁전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가족 및 친척들과 만나고 있다./AP연합뉴스

다음은 두 정상의 주요 발언 전문이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다시 한번 환영드린다. 전화로도 말씀드렸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직접 만나길 기대하고 있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오랜 우정에 감사드린다. 또 지난해 말 아키에 부인을 환대해주신 것에도 감사드린다.”

“나는 앞으로 일본의 국력, 즉 외교력·방위력·경제력·기술력·정보력·인재력을 강하게 하는 리더로서 일할 것이다. 일본과 미국을 더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일미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내년은 미국 건국 250주년인데, 일본도 함께 성대하게 축하하고 싶다. 워싱턴DC에 250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할 예정이며, 내년 7월 4일에는 워싱턴DC에서 아키타현의 불꽃놀이가 쏘아올려질 것이라고 들었다.”

“아베 전 총리에게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이내믹한 외교에 대해 들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에 성공해 아시아의 평화에 공헌했다. 얼마 전 중동의 합의 실현도 전례 없는 역사적 위업이다. 짧은 기간에 세계는 더욱 평화로워졌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 나 자신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아베 전 총리는 훌륭한 친구였다. 그(아베)에게 일어난 일은 슬픈 사건이었다. 당신의 훌륭함에 대해선 그에게서 들었다. 그는 당신이 총리대신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미국을 대표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

“일본의 여성 최초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 이건 대단한 일(빅 딜)이다. 당신은 훌륭한 일을 할 것이며,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일본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품어왔다. 이 관계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견고한 것이 될 것이다.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그곳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다.”

“나는 당신이 일본의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은 새롭게 많은 무기 주문을 받았다. 미국이 만드는 전투기나 미사일 등의 무기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 그것들을 사용하지 않게 되길 바라지만, 미국에서 (무기) 조달과 양국 교역에 감사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은 앞으로 전례 없을 만큼 많은 교역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합의에 서명하려 하고 있다. 이는 매우 공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