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도쿄의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만난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본 총리비서관.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일한 신뢰 구축이 제일 중요'라는 기사를 펼쳐보이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깨서 얻을 이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총리가 바뀌어도 일본은 외교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도쿄의 중의원(하원) 의원회관에서 만난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63) 일본 국가안전보장 및 핵문제 담당 총리보좌관은 “솔직히 한국에서 이재명 정권이 출범했을 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 대통령은 실용 외교를 택했고 최고의 일·한 관계를 유지했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가시마는 21일 물러나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보좌한 최측근 인사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취임한 이후에는 자민당 정책을 심사하고 공식 당안(黨案)을 결정하는 정조회장 보좌 역할인 ‘정조회장 대행’에 취임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기도 하다.

안보 전략을 담당해 온 나가시마는 “일·한 안보 협력은 어느 측면으로 보더라도 ‘플러스’밖에 없다”며 중국·북한·러시아 대응에 있어 양국은 완전하게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는 유엔군 후방 기지가 7곳이나 있다. 한반도에서 유사 사태가 생길 경우 전략적으로 백업하는 역할”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안보를 보완해 주는 관계”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일본에는 과거와 같이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을 갖거나, 한반도를 완충 지역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나가시마는 “중국·러시아·북한은 각자의 계산이 있기 때문에 나토나 일·미·한과 같이 단단한 동맹은 아니라고 보지만, 안보는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엔 북한이 동시에 한반도에서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가시마는 “막상 일이 터졌을 때 각자 따로 움직일 수는 없다”며 “책상 위에서라도 좋으니, 일·미·한이 시나리오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움직여 한국의 방위가 허술해질 우려가 없도록 서로 의사소통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일본·한국이 하나의 작전을 같이 하는 건 어렵겠지만, 일·미·한이 한국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공동 훈련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