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온천에서 레슬링계의 전설적인 심판이 곰의 습격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일본 이와테현 세미 온천에서 노천탕을 청소하던 사사자키 가쓰미(60)가 실종됐다.
현장에서는 혈흔, 안경, 슬리퍼와 곰의 것으로 보이는 털이 발견됐다.
온천 대표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사사자키가 곰에 습격당해 인근 숲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 작업에 나섰고, 온천에서 약 100m 떨어진 산속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인근에서는 몸길이 약 1.5m의 반달가슴곰이 발견돼 사살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사사자키는 1989년 여자 프로레슬링계에서 심판으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다 2015년 프로레슬링 단체 ZERO1 운영사 부사장, 2018년 드림 온 스테이지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근 사사자키는 온천에서 일을 하며 심판 활동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여성 프로레슬링 단체인 마리골드의 오가와 로시 대표는 “사사자키는 조용하지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의 마지막 심판 활동은 마리골드의 링이었다”며 “어린 두 딸을 남기고 떠난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일본 프로레슬링을 지탱해준 사사자키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곰이 도심이나 민가까지 내려와 인명 피해를 내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홋카이도 라우스다케산에서 하산하던 20대 등산객이 불곰의 습격을 받은 뒤 실종됐다가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7월 홋카이도 남부 후쿠시마초에서 70대 신문 배달원이 몸길이 2m가 넘는 불곰에 물려 숨졌다. 같은 달 이와테현에서는 자택에 침입한 곰에 의해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일본은 결국 지난달부터 곰 사냥을 목적으로 한 엽총 사용을 도심에서 허용했다. 개정된 야생동물 보호 관리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도심에서도 엽총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