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성형외과가 10세 여아의 쌍커풀 수술 과정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주간여성프라임 캡처

일본의 한 성형외과가 10세 여아의 쌍꺼풀 수술 과정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해 논란이다. 현지에서는 ‘외모 지상주의’ 풍조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주간여성프라임 최근 보도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는 지난 8월 공식 SNS 계정에 10세 초등학생 여아가 엄마, 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아 쌍꺼풀 수술을 받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약 1분 분량의 영상은 ‘사랑에 빠진 초등학생? 10세의 여름방학 쌍꺼풀 수술’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된다.

의사는 아이에게 “예뻐진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친구가 있느냐”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을 한다. 이에 아이는 수줍게 웃는다.

병원 측은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증상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수술 전후 모습을 비교하며 ‘짧은 시술로 간단히 예뻐진다’는 식의 홍보 문구를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보호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 영상은 지난 18일 유명 인플루언서가 SNS에 공유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성장기의 아동이 성형수술을 받아도 되느냐” “성형수술은 아이가 성장한 뒤에 받아야 한다” “미성년 자녀의 성형 장면을 공개한 부모는 무책임하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어린아이의 얼굴이 온라인상에 퍼진 점도 문제 삼았다. 한 네티즌은 “영상은 ‘디지털 문신’으로 남아 아동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영상은 현재 삭제됐지만, 현지에서는 “미성년의 성형이 어디까지 허락될 것인가” “의사와 병원 측의 책임 의식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 등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모 불안을 이유로 어린 나이에 성형을 결정하는 것은 신체적·정신적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미용 성형이 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23년 쌍꺼풀 성형의 상담이나 수술을 실시한 18세 미만의 환자는 1006명, 2024년은 1072명으로, 이 중에는 6~7세 어린아이도 포함됐다.

일본 현행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가 있으면 미용성형을 받을 수 있다.

이소노 토모타카 공립성형외과 부총괄원장은 아사히 신문을 통해 미성년자의 성형수술에 부모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초등학생 저학년 아이들이 스스로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사례가 드문 점을 짚었다. 병원에 방문한 아이들이 성형수술을 하는 이유에 대해 “엄마가 기뻐하니까”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 상담에서는 아이 본인이 정말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지 확실한 의사를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