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에 일본의 광역의회인 도쿄도 의회의 의원 배지 가격이 4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올랐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원칙적으론 의원 배지는 대여하는 물품이지만, 실제론 반납할 의무가 없어 사실상 개인 소유품과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금이 아닌, 은으로 배지를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 6월 선거에서 선출된 127명의 당선자에게 배포할 의원 배지를 조달하는데 총 625만엔(약 5890만원)을 썼다. 예비용을 포함, 132개를 만든 비용이다. 의원 배지 1개당 가격은 4만7355엔(약 44만6000원)이다.
4년전 선거 때는 약 171만엔(약 1610만원)으로 의원 배지를 제작했고, 개당 가격은 1만2980엔(약 12만3000원)이었다. 3.6배 급등한 것이다. 의원 배지 가운데 도를 상징하는 문장을 새기는데 순금 42%에 순은이 58%이 들어간 ‘10금’을 쓴다.
비용 증가의 요인은 금값이다. 일본의 금값 지수인 다나카귀금속공업 소매가격은 1그램당 1만9265엔(세금포함)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4년 전의 2.7배다. 여기에 순은 가격도 올랐고, 인건비인 공임도 올랐다.
도쿄도 의원의 의원 배지는 규정상 ‘금색 금속’을 써야한다. 원칙적으로 배지를 대여제다. 하지만 도쿄도 의회는 1970년대에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운용 방침을 정했다. 당시엔 퇴임하는 의원에게서 배지를 적극적으로 회수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현재는 재선 의원들도 선출되면 다시 새 배지를 받고 있다. 이 신문은 “현재 5명의 재선 의원이 ‘새것은 없어도 된다’며 반환했을 뿐, 대부분은 새 배지를 수령했다”며 “도쿄도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10금이 아니라, 금 도금이나, 은으로 소재를 변경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