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년 행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80년 전 오늘, 한 발의 원자폭탄이 폭발해, 10여 만 명의 귀중한 생명이 사라졌으며, 목숨을 건진 분들에게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난의 날들이 이어졌다”며 “참화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시바는 또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하는 것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일본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최근 세계 정세를 염두에 두고 “핵 군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분단은 깊어지고, 안보 환경은 엄혹함을 더하고 있다”며 “NPT(핵확산방지조약) 아래에서 ‘핵전쟁이 없는 세계’, 그리고 ‘핵무기가 없는 세계’의 실현을 향해 전력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은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핵무기 사용·개발 등을 금지한 TPNW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히로시마의 마쓰이 가즈미 시장은 이시바 총리보다 한층 강력한 ‘핵 무기 금지’ 발언을 했다. 마쓰이 시장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무기의 보유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각국에서 강해지고 있는 사태는 과거의 비참한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무(無) 로 돌리는 것”이라며 “피폭자 체험에 기초해 귀중한 평화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쓰이 시장은 이후 일본 정부에 TPNW 체결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120개 국가·지역 대표와 유럽연합(EU) 대표를 비롯해 약 5만5000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