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7일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에서 연설하고 있다./교도 연합뉴스

2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현재의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후 선거 때마다 연전 연승하던 ‘자민당 1강(强) 시대’는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패배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선거 패배에도 퇴진없이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작년 10월에 중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참패해, 중의원과 참의원 양쪽 모두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21일 0시 10분 개표 결과, 전체 125석 가운데 자민당은 32석을 확보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이루는 공명당은 6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연립여당을 합쳐도, 38석에 그쳤다. 현재 확정되지 않은 의석은 20석이다. 이날 오후 8시에 NHK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자민당은 27~41석을 확보하고, 공명당과 합쳐도 32~51석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현재 미확정된 의석수 20석을 고려한다면,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유지하는건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총 248명인 참의원은 3년마다 절반인 124명을 선출하며 올해는 결원 1명을 포함해 125명을 선출했다. 이번 선거와 무관하게 임기가 남은 기존 의원이 75명에 달하는 자민당·공명당은 이번 선거 125석 가운데 50석만 확보하면 됐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

연립여당이 유권자의 외면을 받으며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민주당, 참정당, 레이와신센구미, 국민보수당 등 군소 야당들도 약진했다.

0시 현재, 입헌민주당은 19석, 국민민주당은 16석, 참정당은 11석 등을 확보했다. 특히 1석에 불과했던 참정당이 약진했다. NHK 출구조사에서도 입헌민주당은 다소 늘린 18~30석이 예상됐다. 국민민주당은 기존 의석수가 4석에서 14~21석으로, 참정당은 1석에서 10~22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NHK 등 일본 방송과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와 같은 많은 국가 과제를 짊어지고 책임을 다하고 싶다”며 총리직을 지속할 의사를 표명했다. TV도쿄에선 “총리직을 지속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당장은 총리 사퇴와 같은 판단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