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분쟁 해결 목적으로 설립·운영돼 ‘세계의 법정’으로 불리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신임 소장에 일본인 이와사와 유지(70) 재판관이 선출됐다고 재판소 측이 3일 발표했다. 일본인이 ICJ 소장을 맡은 것은 2009~2012년 재임한 오와다 히사시 소장에 이어 두 번째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버지니아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도쿄대 교수를 거쳐 2018년 6월 ICJ 재판관으로 취임했다. 유엔에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자유권규약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이번 신임 소장 선출은 나와프 살람 전 소장이 지난 1월 레바논 신임 총리로 지명돼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원래 ICJ 소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이와사와 신임 소장의 임기는 전임자의 남은 임기인 2027년 2월까지다.
전쟁 범죄나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심판·단죄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일본 출신의 아카네 도모코 소장이 이끌고 있다.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두 사법 기관을 모두 일본인이 이끌게 된 것이다.
ICJ는 1945년 유엔 헌장에 근거해 설립된 상설 국제 법원이며, 유엔 회원국은 모두 ICJ 회원국이 된다. 유엔 총회 및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선출한 각기 다른 국적의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된다.
이와사와 신임 소장은 당장 ICJ가 심리 중인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사흘 만인 2022년 2월 26일 러시아를 “돈바스 지역에서 불법적으로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며 ICJ에 제소했다.
ICJ는 2022년 3월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임시 결정을 내렸으나 러시아는 이를 무시해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와사와 소장은 법의 지배를 수호하는 중책을 맡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