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폐 1만엔권.

일본이 명목 GDP(국내총생산) 600조엔(약 5695조원)을 돌파했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주도한, 이른바 ‘아베노믹스 신(新) 3개의 화살’ 중 하나인 ‘명목 GDP 600조엔’을 그의 사후에 달성한 것이다. 명목 GDP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포함한 지표로, 국가의 경제 활동 규모를 나타낸다. 명목GDP에서 물가 영향을 제외한게 실질 GDP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17일 ‘2024년 속보치’에서 명목GDP가 전년 대비 2.9% 증가한 609조 2887억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고치다.

일본의 명목 GDP는 1973년 처음 100조엔을 돌파한뒤 1992년 500조엔을 넘었다. 약 5년마다 100조엔씩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이후엔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2009년의 미국발 금융위기인 리먼 쇼크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오히려 규모가 위축돼 500조엔을 밑돌기도 했다.

2015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경제의 부활을 내걸고, ‘2020년 명목 GDP 600조엔 돌파’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 신문은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목표보다 4년늦게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명목 GDP 성장은 주로 민간 기업의 설비 투자 확대가 이끌었다. 설비 투자는 명목 기준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한 105조 엔이었다. 예컨대 일본내 반도체 관련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신규 공장이 증가한 것이 플러스로 작용했다. 물가 상승도 한 요인이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2024년 실질GDP’는 557조엔에 그쳤고, 증가율도 전년 대비 0.1%에 그쳤다. 상당 부분 물가 상승 탓에 명목 GDP가 부풀어오른 셈이다.

정부 지출도 증가했다. 2024년 정부 지출은 2012년과 비교해 25.7% 증가한 125조 엔이었고 공공 투자는 27.3% 증가한 31조 엔이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개인 소비는 부진했다. 명목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2024년 기준으로 329조엔에 그쳤다. 2012년과 비교하면 14.1% 늘었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0.6%에 늘어나는데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