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11년 동안 동고동락하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돈을 훔친 의혹이 드러나 해고됐다. 금액 규모가 45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미 LA타임스는 미즈하라가 자신의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계좌에서 수백만달러를 절도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슈 보여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오타니 명의로 송금된 기록을 확인했다”면서 “오타니 측 변호인에게 확인한 결과, 오타니가 아닌 미즈하라가 무단으로 송금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오타니 측 변호인은 “최근 언론 문의에 대응하다가 오타니가 절도 피해를 당했단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즈하라는 미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며 돈을 보낸 것”이라면서 “다시는 도박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약속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타니 측 변호인이 이를 반박하자 “오타니는 전혀 몰랐고 송금하지도 않았다”며 이전 발언을 번복했다. 하지만 미즈하라의 번복 이후에도 미 스포츠 매체들은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줬다’는 당초 주장을 둘러싼 자세한 정황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야후스포츠는 “오타니는 두 번 다시 도박에 손대지 않겠다는 미즈하라의 다짐을 받고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며 “오타니가 미즈하라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컴퓨터로 (채권자인 도박 업자 측에) 돈을 이체했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빚을 상환할 돈을 미즈하라에게 주지 않고 직접 도박 업자 측에 송금한 이유는 미즈하라가 또다시 도박에 손을 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상황이 알려지자 다저스는 즉각 미즈하라를 해고하면서 논란을 진화하고 있다. 다저스는 20~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리그 개막 2연전을 치렀다. 평소 오타니와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던 미즈하라는 21일 고척돔에 나타나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질문이 나오자 “해 줄 말이 없다. (미즈하라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일 1차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에게 “오늘이 지나면 (나와 관련된) 문제가 밝혀질 것이다. 모두 내 잘못이다. 나는 도박 중독”이라며 미리 사과했다. 다저스는 미즈하라 대신 다른 통역사를 오타니에게 붙였다.
미즈하라는 2021년부터 축구·농구·미식축구 등에 걸쳐 불법 스포츠 도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데일리스포츠 등은 “‘불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에선 스포츠 도박이 불법”이라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 통역 대가로 연 30만~50만달러(약 4억~6억6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즈하라는 1984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고교·대학교를 졸업한 뒤 영어 통역 일을 시작했다. 2013년 일본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에 외국인 선수 통역사로 입단했고, 같은 해 오타니도 닛폰햄에 입단하면서 ‘입단 동기’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후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개인 통역사로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함께했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를 거쳐 지난해 다저스로 이적했을 때도 동행했고, 단순 통역 일을 넘어 운전사, 캐치볼 상대 등 사실상 비서이자 매니저 역할도 해왔다. 오타니가 공개 석상에 나설 때마다 늘 동행해 ‘그림자 통역’으로 불렸다. 일본 매체들은 “오타니가 가장 신뢰해 왔던 인물”이라며, “오랜 인연을 맺어온 만큼 이번 사건으로 오타니가 입을 정신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AP는 “1989년 불법 도박으로 리그에서 영구 제명된 ‘피트 로즈 사건’ 이후 가장 큰 야구 도박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피트 로즈는 메이저 리그 최다 안타(4256개) 기록을 갖고 있다가 감독 시절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추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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