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明石)시의 시립병원 부지에 있는 ‘아픈 아이(病兒) 보육 시설’에 한 엄마가 4살 딸을 데리고 왔다. 독감에 걸려 어린이집엔 가지 못하는 아이를 맡기고 출근했다. 딸은 오후 5시까지 간호사와 보육 교사의 돌봄을 받다가 퇴근한 엄마 품에 안겨 귀가했다. 이곳은 갑자기 아픈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이용하는 보육 시설이다. 전염성 독감 등에 걸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어렵고, 아이가 아플 때마다 맞벌이 부모가 휴가를 내기도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구니히로 도모코 대표는 “아픈 아이를 돌본 경력이 10년 이상인 보육 선생님 3명에 간호사 2명 등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지방정부 중에는 보육·양육에 필요한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쿄도의 이타바시(板橋)구는 부모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병으로 입원하거나, 친·인척 행사 등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최대 7일간 아이를 대신 맡아주는 ‘쇼트 스테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12세 아이가 대상인데,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도 이용할 수 있다. 어르신이 주로 맡아 ‘할머니의 집’으로도 불린다.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는 만 2세 미만 아이를 둔 가정에 매월 육아 용품을 무료로 주는 ‘기저귀 정기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생신고 후 3개월쯤 기저귀와 물티슈, 그림책 등 3000엔(약 2만7000원)어치의 축하 박스를 보낸다. 이후엔 200종 이상의 육아용품 중 본인이 선택한 상품으로 매달 2000엔 상당을 보내준다. 2016년 시가현의 하가시오미시에서 시작한 ‘육아용품 정기편’이 시작이다. 이후 효고현 아카시시와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 오사카부 돈다바야시시, 도쿄도 시나가와구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100만엔(약 900만원)이란 꽤 큰돈을 주택 자금으로 보태주는 곳도 있다. 지바현 마쓰도(松戸)시는 아이를 키우는 세대가 부모 세대와 동거하거나 인근에 살려고 집을 구매하면 최대 100만엔을 보조한다. ‘3세대 동거 주택 프로젝트’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