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출범한 일본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은 통상적인 ‘의원연맹’과는 판이한 조직이다. 국회의원 100명이라는 규모도 엄청나지만, 오직 자민당 의원들로만 이뤄져 있다. 국회 의석 과반수를 가진 자민당이 반도체 전략을 속전속결로 결정해 치고 나가기 위한 정치조직인 것이다. 보통 일본의 의원연맹은 ‘일한의원연맹’이나 ‘라면의원연맹’처럼 같은 주제에 동의하는 여야 의원이 모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출범 당시 특별 고문은 전직 총리인 아베 신조와 아소 다로가 맡았다. 두 사람은 각각 아베 파벌과 아소 파벌의 수장으로, 막후에서 일본 정치를 좌우하는 거물이다. 회장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전 간사장은 1983년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13선으로, 2년 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은 ‘기시다 총리 만들기’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1998년 노동상으로 입각한 뒤 경제산업상·내각부 특명 대신·경제 재생 담당 대신 등을 역임해 ‘경제통 정치인’이기도 하다. 자민당을 움직이는 막후 3인을 일컫는 3A는 아베 신조·아소 다로·아마리 아키라 등 3인을 지칭하는데 반도체의원연맹은 이들이 힘을 합쳤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도 출범 당시 고문이었다.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우리나라의 국회의장)이나 16선의 노다 다케시 의원(전 경제기획청 장관, 당시 일중의원연맹 회장),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전 재무상, 당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도 고문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현 아베파 회장대리) 등 일본의 전·현직 관료도 참여했다. 반도체의원연맹은 반도체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해 일본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자민당의 관계자는 “반도체 전략에 관한 한, 반도체연맹이 정한 것이 자민당의 의지이며, 관료들로선 따라갈 수밖에 없는 막강한 정치 연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