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출산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연합뉴스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16일 기시다 내각에 대한 불신임의결안을 중의원(하원)에 제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방위비 증액에 따른 증세 방침 등을 문제삼아, 현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낸다는 것이다. 입헌민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를 명분으로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당인 자민당은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높은 현재 시점에서 해산과 총선거를 실시하면 낙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5일 오전 이즈미 겐다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번 국회 회기내 불신임안 제출 의사를 밝혔다. 일본의 이번 정기 국회 회기는 21일까지다. 이즈미 대표는 조기 해산·총선거와 관련, “총리가 해산권을 가지고 놀고 있다”며 “국민과 국회의원을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헌민주당은 매년 정기국회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해 ‘집권여당과의 선명한 대립 구도’를 연출했다. 내각불신임안은 국회에서 표결처리하기 때문에 과반수를 차지한 집권여당이 패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국회내 부결이 아니라, 중의원 해산을 선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해산과 관련, “정세를 잘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50%를 넘는 상황인데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보다 지지율이 낮은 최악의 상황이다. 일본유신회의 바람만 불지않으면, 자민당의 현직 국회의원은 대부분 낙승할 분위기인데다, 2년전 선거에서 패배한 전직 자민당 의원들도 재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고민은 ‘명분이 없이, 승산만 본 해산’을 했다가 역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게 우려였다. 야당의 불신임안은 기시다 총리에겐 더할나위없는 ‘명분’인 것이다.

반대로 입헌민주당 내부에서는 초·재선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불신임안 제출은 자민당만 도와주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중의원 국회의원은 “입헌민주당의 일부 초·재선 국회의원들이 ‘불신임안 제출 반대’하는 명단에 서명하면서 이즈미 대표를 압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은 이날 3시부터 의원 총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하는 이즈미 대표가 초·재선 일부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정당 집행부의 결정안이 총회에서 뒤짚히는 사례는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