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G7정상들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들를 기리는 평화기념관공원에 헌화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왼쪽부터)리시 수낙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AP 연합뉴스

20일 일본 외무성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G7 정상들이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해 기록한 방명록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에서 핵무기를 최종적으로 영구히 없애는 날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 신념을 관철합시다”며 “자료관이 전해준 이야기들은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야하는 우리의 의무를 다시 상기시켜줬다”고 썼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미군의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으로, 원폭자료관에는 피폭자의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피폭지 방문은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이 바랐던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역사에 남을 서밋에 의장으로서 각국 정상과 함께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해가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고 적었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감정과 공감을 갖고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부과된 사명”이라고 썼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희생당한 다수의 생명, 목소리도 남지 못한 피폭자들의 비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사람들의 헤아릴 수 없는 고뇌에 대해 캐나다는 엄숙한 조의와 경의를 표한다. 당신의 비극은 우리 마음에 영원히 새겨졌다”이라고 썼다.

평화공원에 헌화한 G7 정상들 - 일본 히로시마에서 19일 개막한 G7(7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 등이 원폭 참상을 알리는 평화기념공원에 헌화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 장소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괴로움을 일으킨다. 강한 결의로, 평화와 자유를 지켜나가겠다는 약속을 새롭게 한다. 핵 전쟁은 결코 다시 되풀이되선 안 된다”고 썼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오늘, 잠시 멈추고 기도합시다. 과거를 떠올리며, 희망이 가득찬 미래의 모습을 함께 그려나가자”는 말을 남겼다.

영국의 리시 수낙 총리는 “셰익스피어는 ‘슬픔을 말로 꺼내라’고 말한다. 그러나 원폭의 섬광에 앞에선 말이 통하지 않았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사람들의 두려움과 괴로움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들이 진심과 영혼을 담아말할 수 있는 건, 오직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