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민당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날 “가정연합 측에 조직 운영과 재산, 수입·지출 내역 등을 다음달 9일까지 보고하라는 문서를 오늘 우편으로 보낼 것”이라며 “구체적인 증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조사 결과, 가정연합이 법령을 위반한 증거가 나올 경우 법원에 종교법인 해산 명령을 청구할 방침이다. 자료 요청 항목에는 신자들에게 조직적으로 거액을 강제 기부받는 등 22건의 불법 사례가 포함됐다. 일본 종교법인법은 공공의 복지를 해치는 종교법인에 대해 자료를 요청하는 ‘정보징수·질문권’이란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종교법인에 질문권을 행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선 지난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 용의자가 범행 동기로 가정연합을 지목하면서 가정연합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용의자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파탄났고,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연관됐다고 믿었다’고 진술했다. 이후에 100명이 넘는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여러 행태로 가정연합과 접촉이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엔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이 가정연합과의 연루 논란 탓에 물러나기도 했다.
일본 여론은 가정연합을 해산해야한다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정부가 법원에 가정연합 해산 명령을 청구할지’를 묻는 질문에 82%가 ‘청구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