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 취재를 종합해 요미우리신문이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총기를 재현한 모습. 2개의 총구이며, 탄환은 캡슐 형태에 쌓여, 한번에 탄환 6개가 발사되는 구조다. /자료=요미우리

아베신조 전 총리를 일본 나라시에서 총격 살해한 살인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경찰 조사에서 “수제로 만든 총이고, 한꺼번에 6개의 탄환을 발사하는 구조였다”고 진술했다. 10일 요미우리온라인이 취재를 종합해 피격에 사용된 사제총의 모습을 재현했다. 사제총의 길이는 약 40cm이고, 높이는 약 20cm이다. 품 안에 숨길 수 있는 크기이긴 하지만, 경호원들이 주변 감시가 철저했다면 눈에 띌 수도 있는 크기였다.

사제총은 산탄총과 같은 구조로 보인다. 캡슐 안에 6개의 탄환을 집어넣고 발사시 한꺼번에 나가도록 설계해 살상 능력을 높인 것이다. 2번의 폭발음이 났기 때문에 실제 발사된 탄환 수는 12개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용의자 야마가미의 집을 수색한 결과, 집안에서도 유사한 사제총 여러 정이 발견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야마가미 용의자의 진술에 따르면 금속제의 원통(총구 역할)을 2개 묶은 뒤, 나무 판을 대고 테이프를 감아 고정했다”고 보도했다.

사제총의 위력이 예상보다 강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현장 피격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의 오른쪽 뒷편 6~7m 지점에서 첫 발을 쐈다. 나라현의 경찰은 아베 전 총리에게서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도로변에 있던 선거 차량을 조사했는데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을 복수 확인했다. 경찰은 유탄으로 보고 있다. 비거리 등에서 상당한 위력이 있었던 것이다.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을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총기를 제작하며, 보다 살상 능력이 높은 사제총을 제작해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 야마가미 씨는 3년간 해상자위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총기류의 해체와 조립 등의 훈련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집에서는 금속제 원통을 접착 테이프로 묶은 사제총이 여러 정 나왔는데, 이 가운데는 9개 원통을 묶인 대형 사제총도 있었다. 발화용으로 여겨지는 전기 케이블도 연결된 상태였다. 용의자는 경찰 진술에서 “인터넷으로 화약을 구입해 직접 제작했다”며 “처음에는 폭탄을 제작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만들 수가 없어서 총기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