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 일행이 25일 오전 일본 외무성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면담한 후 취재진을 마주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26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윤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 정책협의단과 기시다 총리의 면담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20분 가량 진행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의 친서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양국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대일 외교 기본 방침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은 이날 예방에서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도 면담한다. 정책협의단은 방일 이틀째인 25일 국회, 정부, 재계 주요 인사를 두루 예방했다. 이날은 오전 7시 30분부터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10여 명과 조찬간담회를 하고,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을 만났다.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및 전임 간부들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하고,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송 등 역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간담회 논의 사항은 일한의원연맹을 통해 기시다 총리에게도 보고됐다.

정책협의단은 외무성을 방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모리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을 각각 면담했다. 정책협의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한·일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선린 국가로서 협력 관계를 긴밀히 유지·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방문 목적은 구체적 교섭이 아니라 당선인의 대일 외교 기본 방침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서로 기울이자고 했다”고 했다.

정진석 단장과 日하야시 외무 - 25일 일본 외무성에서 윤석열 당선인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을 이끄는 정진석(왼쪽) 국회부의장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일정책협의대표단

정책협의단은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과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만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 해제 및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방침 등을 논의했다. 양국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김포-하네다 항공노선 운항 및 무비자 방문 재개, 격리 면제 조치 등도 추진한다.

정책협의단 관계자는 “정책협의단이 예방 의사를 타진한 일본 핵심 인사 중 단 한 명도 거절하지 않아 면담 일정만 20개가량이 잡혔다고 알고 있다”며 “한국 새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에 대한 일본의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높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강창일 주일 한국 대사가 지난해 1월 부임 후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이 윤석열 차기 정부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관계 개선을 꾀하는 것이 일본 우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정책협의단이 외무성을 방문하자, 극우 시민단체는 청사 밖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한국 대표단을 비난하는 집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