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보관된 엔화 지폐. /연합뉴스

일본 엔화 가치가 약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1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년만의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7.2엔대까지 올라, 2002년 5월 이후 약 2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126.6엔대)보다도 0.5엔 가량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8일까지 1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의 달러·금 태환 정지 선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로 달러 수요가 늘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한 미국이 엔화 약세를 사실상 용인하는 데 따라 엔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문가들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대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실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면서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융완화를 계속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엔저(低)는 일본 경제에 플러스’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개인 사이에서는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정치권 역시 식품·생필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집권 여당 자민당·공명당은 정부에 휘발유 보조금 지급 대책 연장 등 물가 상승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