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거물 의원들이 사도 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실현을 위한 의원연맹을 오는 28일 정식 발족한다고 21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도 광산을 위한 의원 연맹 발기인엔 아베 신조,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등 전직 총리 3명과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 등 전직 총리, 전·현직 당 간부, 당내 파벌 수장들이 이름을 올렸다. 자민당 내 5개 파벌 중 빠진 것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 뿐이다.

의원연맹 참가 안내문에는 한국 측의 반발을 염두에 두고 “기시다 총리의 결정을 뒷받침해 사도광산의 문화적 가치가 국제사회에서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도통신은 “한국이 역사 문제를 배경으로 반발하는 가운데 여름(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에 어필하려는 의도”라며 “다만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어 기시다 총리에겐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28일 설립 총회를 열어 의원연맹 회장으로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을 정식 선출할 예정이다. 나카소네에 회장을 맡기는 건 당·정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설치한 사도광산 태스크포스(TF) 의장 다키자키 시게키 관방부장관보가 나카소네가 외무상으로 근무할 당시 비서관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일제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정식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반대 등을 고려해 추천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한국과의 역사전’을 주장하는 아베 전 총리 등 당내 강경파의 반발을 고려해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