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일부 의과대학이 여성 수험생 점수를 고의로 감점한 사실이 적발된 지 3년 만에 여성 수험생의 의대 합격률(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이 남성 합격률을 역전했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체 대학 의학부 81곳의 2021년도 입학 시험 결과를 집계한 결과 여성 수험생의 평균 합격률이 13.60%로 남성(13.5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의 남녀 합격률 데이터를 처음 집계한 지난 2013년 이래 여성 합격률이 남성보다 높게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의대 81곳 중 남성 합격률이 더 높은 대학 역시 36곳(44.44%)에 머물렀다. 남성 합격률이 더 높은 대학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남녀 의대 합격률 역전 원인을 “도쿄의대 등 일부 의대가 여성과 재수생 등의 점수를 부적절하게 조작해 온 사실이 지난 2018년 발각됐고, 이후 차별 시정을 위한 조치가 시행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일본 일부 의대의 점수 조작 관례는 지난 2018년 당시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국장 아들 A씨의 도쿄의대 부정 입학 사건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이후 도쿄지검 조사 과정에서 이 대학이 여학생·재수생의 점수를 임의로 감점해 떨어뜨려온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일본 정부는 전국 의대 81곳을 전수 조사했고, 이 중 9곳이 여성·재수생 감점 등 부적절한 점수 조작을 감행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증거 확보엔 이르지 못했지만 차별적인 점수 임의 조작 의혹이 있는 의대 역시 십 수 곳에 달했다. 의료 현장에선 “예전부터 의대가 남녀 합격생 비율을 조정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고발이 이어졌다.
이후 문부과학성은 의료계 등의 요구에 따라 부당한 차별과 점수 조작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남녀별 의대 합격률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2021년 자료 역시 지난해 9월 말 공개됐지만, 남녀 합격률이 역전된 사실은 전국보험의단체연합회가 올 초 뒤늦게 발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