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해저화산이 폭발한 뒤 약 8000㎞ 떨어진 일본에 미처 예측하지 못한 1m 넘는 쓰나미가 밀려왔다. 24일 아사히신문은 “이번 통가발(發) 쓰나미는 (일반 쓰나미와 다른) 기상(氣象)해일”이라며 “기압 변화가 해수면에 파도를 일으키고, 이를 해저 지형 등 여러 요인이 증폭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통가발 쓰나미가 발생한 뒤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우선 쓰나미는 대체로 지진·분화 후 지각 변화로 바닷물 전체가 출렁이며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도 밀려왔다는 점이다. 또 통가 인근 섬나라에 닥친 것보다 더욱 큰 규모의 파도가 기상청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일본을 덮친 것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스터리 해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본 전문가들은 기상해일 현상에서 답을 찾고 있다. 100년 한 번 있을 규모라는 통가 화산 폭발의 열기 때문에 대기 중에 큰 파동(충격파)이 생기고 기압도 순식간에 상승했는데, 이 충격파가 음속보다 약간 느린 초속 310m로 퍼져 나가면서 대기와 맞닿은 해수면이 함께 요동쳤고 점차 큰 파도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도쿄대지진연구소가 세계 각국 약 500곳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화 직후 통가 주변부터 차례로 기압이 높아진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은 물론 한국 전역에서도 폭발 당일 오후 7~9시쯤 1~2헥토파스칼(hPa)가량의 기압 상승 현상이 관측됐다. 이때 통가 화산의 충격파가 이 지역을 지나갔다는 뜻이다. 이후 수시간 뒤 해수면 변동이 관측됐다. 통가 해저화산은 20세기 후반 최대 규모라는 필리핀 피나투보산 폭발보다 다소 작은 규모였지만, 전 지구의 기압을 요동치게 하는 위력을 과시한 셈이다.
통가 주변보다 약 8000km 떨어진 일본에서 더 큰 쓰나미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지형이 거론된다. 가키누마 다로 가고시마대 교수는 “빠른 속도의 기압 변화가 깊은 바다를 통과하면 파도가 더욱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의 경우 열도 앞 깊은 해구에서 파도 규모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본 기상청과 쓰나미 전문가들은 이번 해일 메커니즘을 연구해 앞으로 있을 쓰나미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