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삼성전자의 남북 합작 애니콜 광고에 관여하고 2007년 베이징에서 노무현 대통령 밀사 안희정씨를 만났던 북한 정찰총국 소속 이호남이 일본 기업을 북한의 외화 벌이 활동에 이용하다가 적발됐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2017년 한국 정부로부터 이호남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 그의 일본 관련 활동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시청 공안부는 2020년 도쿄도 내의 무역 회사를 수색, 이호남이 이 회사의 관계자들을 통해 외화 획득 활동에 나선 혐의를 포착했다.
일본 경찰은 이 무역회사가 2014~2018년 리비아와 러시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구입해 제3국에 판매한 계약서를 다수 확보했다. 여기엔 ‘중개수수료’로 일정 비율을 이호남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요미우리는 “무역회사 관계자가 ‘송금이 지연된다’는 메일을 이호남에게 보낸 점 등을 근거로 북한의 외화 벌이 활동이 실제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일본 경찰은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하에 있는 북한이 외화 획득을 위해 국제적으로 신용이 있는 일본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분석했다. 이 신문은 1945년 이후 이런 형태의 북한 외화 벌이 첩보 사건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호남은 2018년 개봉한 영화 ‘공작’에 나오는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리명운)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인물. 1953년생으로 알려진 그는 김일성대를 졸업 후, 북한 대남공작기구인 정찰총국 소속으로 북한과 중국을 오가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가수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함께 출연한 삼성전자 애니콜 광고에 관여했다. 2007년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사로 파견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베이징에서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