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도 무사시노(武蔵野)시가 지역 내 외국인에게도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사시노시 의회 총무위원회는 전날 시가 제출한 ‘외국인의 주민투표 참가를 인정하는 조례안’을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오는 21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무사시노시가 추진 중인 이 조례안은 시에 주민등록을 한 지 3개월이 지난 18세 이상의 시민이라면 국적과 무관하게 지역 정책에 대한 주민투표에 참여할 권한을 준다는 내용이다. 마쓰시타 레이코(松下玲子) 시장은 조례안 추진 배경에 대해 “시민 자치 차원에서 국적에 관계 없이 지역 과제를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에서 외국인의 주민투표를 인정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총 43곳이지만, 이 중 41곳은 중장기 거주자나 영주권자로 제한을 두고 있다. 무사시노시처럼 조건 없이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동등한 주민투표권을 부여한 건 2006년 가나가와(神奈川)현 즈시(逗子)시, 2008년 오사카(大阪)부 도요나카(豊中)시 두 곳뿐이다.

문제는 보수파와 극우 단체의 반발이다. 다른 지자체의 전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자민당 소속 의원과 극우 단체는 이번 무사시노시 조례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 조례안이 외국인의 참정권을 인정하는 효과를 내 안보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지역 정치가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자민당 외교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무사시노 인구(15만명) 절반이 넘는 8만명의 중국인을 (무사시노시에) 전입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극우 단체 역시 주말마다 시내 번화가를 돌며 “무사시노시를 빼앗길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지난 3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응답자 529명)에선 응답자 73.2%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찬반이 갈려, 향후 본회의 표결에서 통과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