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열린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 모습/AFP연합뉴스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한국에 100억엔 이상을 투자한다. 반도체 핵심 소재 포토레지스트(감광재)를 한국에서 생산해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바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은 전날 자사의 포토레지스트 생산체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사카 소재 공장의 포토레지스트 제조라인을 증설하는 한편 한국 자회사에 100억엔 이상을 투자해 포토레지스트 제조 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이 신문은 “5G이동통신 보급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대기업에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며 “한국 반도체 업체에서 (한국 내)분산 생산 요구가 있었다”고 배경을 전했다.

신설된 한국 공장에서는 ArF(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가 생산될 예정이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미세하게 인화할 때 쓰이는 첨단소재로, 스미토모화학은 그간 이 소재를 오사카 공장에서 생산해왔다. 앞으로는 일본 내에서 원료를 한국 공장에 조달한 뒤 조합해 출하한다는 방침이다.

스미토모화학 측은 ArF 포토레지스트는 경제산업성이 지정한 한국 수출 규제 품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일본 반도체 소재 제조 업체의 한국 투자에서 수출 규제 조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9년 7월 불화수소,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후 국내 반도체 기업 사이에선 안정적인 소재 공급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이후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 첨단소재 국산화 움직임과 더불어 일본 첨단소재 업체의 한국 투자 사례가 이어지는 추세다. 실제 일본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 TOK는 인천 송도의 자사 생산 공장을 증설했고, 다이킨 공업은 내년 10월까지 40억엔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불화수소 공장을 신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