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하철역에 불법촬영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설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의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하철역에 부착된 불법촬영 방지 포스터 사진을 게재했다.
‘당신의 뒷모습은 안전합니까’란 제목으로 만들어진 해당 포스터에는 불법촬영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이용시 여성들이 지켜야 할 수칙이 안내 돼 있다.
이와 함께 “도촬(도둑촬영)은 등 뒤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포스터에 안내된 수칙으로는 ‘몸을 뒤로 천천히 돌리기’ ‘벽에 기대기’ ‘가방으로 치마 가리기’ 등이다.
포스터 하단에는 불법촬영을 하려는 듯한 한 남성 캐릭터가 “앗 빈틈이 없다!”며 깜짝 놀라는 모습도 담겼다.
불법촬영 피해를 당하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도 함께 덧붙였다. 해당 포스터는 2016년 일본 교토시 시모교구 경찰서가 제작해 지하철역에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포스터를 공유한 네티즌은 “피해를 당하는 측이 ‘틈을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호소하는 포스터”라며 “공공 장소에서 본 게시물은 무의식중에 내면에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몰래카메라 등 성폭력은 가해자의 문제이지 피해자 측 행동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은 수천회 공유 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를 본 또 다른 네티즌들도 “왕따 피해자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논리나 마찬가지다” “이 포스터 천박해서 정말 싫다” “적어도 한 장은 ‘절대로 도촬해서는 안 된다’는 가해자를 향한 포스터가 있어야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에도 일본 지하철역에는 불법촬영 피해자의 수칙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부착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경찰은 지난 4월 요코하마역 등에 불법촬영 피해 근절을 호소하는 포스터를 부착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한 여성 아이돌그룹 멤버가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 있는 사진과 함께 “뒤를 자주 돌아 경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당 포스터에는 “도촬하고 다니는 네놈들한테 고한다. 반드시 잡고 만다.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착각 마라”와 같은 경고 문구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