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조직위가 공개한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재생 골판지 침대./AF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골판지 침대가 `성관계 방지용`으로 불리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일각에서는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음에도 골판지 침대가 선수들에게 제공된 것과 관련해 아베 정부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9일(한국시간) 골판지 침대를 `안티-섹스(성관계 방지)` 침대라고 명명했다. 골판지 침대가 무너질까 두려워 선수들이 성관계할 수 없다고 비꼰 것이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일랜드 체조 선수 Rhys McClenaghan가 자신의 SNS계정에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명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작된 골판지 침대 위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으로 위아래로 점프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Rhys McClenaghan트위터


미국 장거리 달리기 대표 선수 폴 첼리모는 앞서 “누군가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서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골판지 침대에 대한 우려는 지난 2019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골판지 침대를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불거졌다. `환경올림픽`을 내세웠던 조직위는 침대가 2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고 대회 후에는 재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각국 선수단 관계자에게 침대를 보여준 결과 호평을 얻었고 골판지라고 불안해하는 목소리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듬해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이 골판지 침대는 일본 도쿄의 나리타 국제공항에 등장했다.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해외 입국자들을 위해 사용됐다. 하지만 코로나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코로나 감염 위험을 더 높였다는 비판도 받았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도착,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도쿄지검 특수부는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벚꽃 모임 전야제' 논란과 관련, 아베 전 총리를 불기소하면서 그의 공설(公設) 제1비서를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연합뉴스

그러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골판지 제조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아베 전 총리의 형인 아베 히로노부는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상사 패키징의 사장을 역임했다. 이 회사는 골판지 제품을 판매하거나 골판지 업체에 원재료를 판매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 행사나 국가 재난 대응 과정에서 골판지 제품이 대규모로 사용된 골판지 제품의 재료를 해당 회사에서 납품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날 일본 매체는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사용되는 골판지 침대가 해외에서 `성관계 방지용`으로 인식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스포츠는 `도쿄올림픽 기현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원래는 환경친화적인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것이 골판지 침대의 목적이었지만 성관계 방지로 인해 코로나 감염 예방까지 되면 일석이조 아닌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