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 사이에서 선수촌 ‘골판지 침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장거리 달리기 대표 선수 폴 첼리모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선수촌에 준비한 골판지 침대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첼리모 선수는 선수촌 골판지 침대로 인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누군가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 결승전을 앞두고 최악의 밤이 될 수도 있다”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서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 겠다” “바닥 취침은 처음인데 바닥에서 잘 거라고 확신한다” 등의 트윗을 잇달아 올렸다.
또 선수촌 침대 사진과 폐 박스 사진들을 올린 뒤 ‘전 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 침대를 제작했다. 폭 90㎝, 길이 210㎝의 골판지 침대는 약 2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고자 2명 이상이 함께 침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리모 선수는 이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선수들 간의 친밀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스포츠 경기 이외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의 체중만 견딜 수 있는 침대”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거리 달리기 선수라면 4명도 가능해서 문제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달리기 선수들이 다른 종목에 비해 몸이 가벼운 점을 언급해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첼리모 선수의 트윗은 8000회 이상 리트윗과 함께 수만명의 공감을 얻고 있다.
한편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 등 일부 외신들은 골판지 침대를 두고 ‘안티섹스 침대’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골판지 침대 붕괴 우려로 선수들의 성관계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골판지 침대 외에도 조직위에서는 선수들의 사적 접촉을 사전 봉쇄하고자 콘돔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올림픽 대회 때마다 주최 측은 선수들에게 수십만개의 콘돔을 제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