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나오미. /AFP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돼지 분장’을 하고 출연할 뻔했던 일본의 여성 연예인 와타나베 나오미(34)가 18일(현지 시각) ‘뚱뚱한’ 몸매에 만족한다고 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와타나베 나오미를 돼지로 분장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돼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와타나베는 동글동글한 얼굴과 통통한 신체가 특징인 개그우먼이다.

와타나베는 소속사인 요시모토흥업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자신의 몸매에 대해 뚱뚱하다는 얘기를 듣거나 야유를 받기도 하지만 이해한다고도 했다.

와타나베는 “나는 이런 체형으로 행복하다”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뚱뚱한 것에 신경쓰지 않은 채 “와타나베 나오미로 표현해 나가고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 인정해 즐겁고 풍요로운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와타나베는 지난해 소속사를 통해 올림픽 개회식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와타나베는 이후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고, 처음에 제안받았던 연출과 다른 내용의 보도를 접하고 “나 자신도 솔직히 놀랐다”고 심경을 밝혔다.

와타나베는 158㎝에 107kg으로 뚱뚱한 편이다. 소속사 웹사이트에는 취미가 ‘먹는 일’이라고 소개돼 있다.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 어머니를 둔 그는 진행자, 배우, 가수, 개그우먼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 사사키, ‘돼지 분장' 제안에 반발 쏟아지자 철회… 결국 사의 표명

사사키는 개막식에 출연할 예정이던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연출을 제안한 사실은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의 보도로 알려졌다. 사사키는 ‘돼지 분장' 제안 직후 채팅방에서 “여성을 돼지에 비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이디어 차원이더라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등의 반발이 쏟아지자 제안을 철회했다.

최근 논란이 커지자 사사키는 “개막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발언에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다”며 “진심으로 반성하며 와타나베 나오미 본인과 불쾌함을 겪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에게 사의를 밝혔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 출신인 사사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로 분장해 등장하도록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