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18일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고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와타나베 나오미. /AP 연합뉴스

사사키는 개막식에 출연할 예정이던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연출을 제안한 사실이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의 보도로 알려진 이후 비판을 받아왔다.

슈칸분슌에 따르면 사사키는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와타나베 나오미를 돼지로 분장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와타나베는 동글동글한 얼굴과 통통한 신체가 특징인 개그우먼이다.

사사키의 제안 직후 채팅방에서는 “여성을 돼지에 비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이디어 차원이더라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등의 반발이 쏟아졌다. 사사키는 제안을 철회했다.

최근 논란이 커지자 사사키는 “개막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발언에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다”며 “진심으로 반성하며 와타나베 나오미 본인과 불쾌함을 겪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사사키는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 회장에게 사의를 밝혔다.

사사키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 출신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로 분장해 등장하도록 연출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이터 연합뉴스

올림픽 개막을 넉 달여 남겨놓은 상황에 개·폐막식 총책임자가 사퇴하면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앞서 모리 요시로 전 조직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사임한 데 이어 한 달 만이다. 모리 전 위원장은 지난달 일본올림픽위원회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두고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불명예 퇴진했다.